【에이블뉴스 이슬기 기자】장애인화장실은 법적으로 설치가 의무화되어 있지만, 정작 장애인이 안전하고 독립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반복되고 있다. 설치 여부와 규격 충족에 초점을 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물내림 장치, 등받이 등 일부 설비가 오히려 장애인의 이용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는 것.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은 24일 장애인화장실 제도의 구조적 한계와 개선 방향을 담은 장애인정책리포트 ‘당사자의 화장실, 설치가 아니라 사용이다’를 발간했다.
이번 리포트는 장애인화장실 관련 법령과 서울시 25개 자치구 조례를 분석하고, 장애인 당사자의 이용 경험과 정책토론회 논의, 국내외 제도 사례를 바탕으로 현행 장애인화장실 제도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설치는 했지만,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화장실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은 장애인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에 필요한 세부 기능과 사용 기준은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
화장실 이용의 어려움으로 외출 전 수분 섭취를 제한하거나 식사를 줄이고, 기저귀 착용을 선택하는 장애인의 현실을 소개하며,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권과 이동권, 인간의 존엄과 연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숨만 쉬어도 갑자기 쏟아지는 물에 속옷과 옷자락이 젖은 경험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변기가 막힌 상태라면 그 물은 어디로 가겠습니까? 자동보다 더 좋은 것은 '내가 원할 때' 쉽게 누를 수 있는 수동 버튼입니다." (한국무장애관광연구센터 하석미 대표)
“외부 활동시 물을 안 마시고 밥도 굶거나, 기저귀를 착용합니다. 규정에 없는 등받이 재질·각도·높이·길이로 인해 장애인화장실 사용 시 안전사고와 배변 실수로 떨고 있습니다.”(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
또한 지역축제와 관광지 등에서 활용되는 이동식 장애인화장실에서는 발 페달식 물내림 장치 등 이용자의 신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비로 인해 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운 사례가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