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김경식 칼럼니스트】도시의 횡단보도는 현대 문명이 시민에게 약속한 가장 기초적인 공공 공간이자 이동의 통로이다. 그러나 고령자와 장애인 등 교통약자에게 이곳은 평등한 이동권의 공간이 아니라, 신체적 취약성을 가차 없이 노출시키며 생명을 담보로 건너야 하는 위태로운 경계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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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도로교통 체계가 묵인하는 초당 1.0미터의 보행 속도 기준은 신체적 다양성을 철저히 지운 채, 비장애인 중심의 평균성만을 사회적 규범으로 강요하는 제도적 폭력에 가깝다.

도대체 '초당 1.0미터'라는 속도 기준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국내 도로교통 공학 및 신호 설계 지침의 근간을 이루는 이 수치는, 전통적으로 신체 건강한 성인의 평균 보행 속도를 절대적 표준으로 상정하여 산출된 값이다.

교통공학 실무 매뉴얼은 인간을 균질하고 능률적인 표준적 주체로 가정하고, 이들이 차도를 가장 효율적으로 횡단할 수 있는 최적의 속도를 1.0m/s 안팎으로 정의해 왔다